수다_도란도란

미끄러짐.

끝내기 2015. 6. 21. 19:08

가끔 위기의 순간에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

신기하게 그럴 땐 심하게 다치지 않는다.


이번에도 창고에서 어머니가 술 담글 통을 가져오라고 해서

거의 70cm 높이의 유리통을 집으로 가져오는데

갑자기 내린 비에

처마 밑 이끼 낀 부분을 발로 밟아 미끄러졌다.


이게 애매한게

토대에 발을 하나 올릴 때 축발이 이끼 위에 있어서 미끄러졌는데

순간 아 유리가 깨지면 안돼.라는 생각이 들면서

무릎과 정강이 그리고 한쪽 손을 포기하자 하고

토대의 모서리를 브레이크 삼아서 한쪽 다리 아래로 부딪히고 무릎을 꿇으면서

한쪽 손은 유리통 아래로 깔고 미끄러졌다.


 보통 이렇게 미끄러지는 속도로 평상시에 부팆혔다면

살갗이 벗겨지고 심하게 찰과상을 입었을텐데


손만 조금 까지고

엄지발가락 정강이 무릎에 피부가 빨갛게 되었을 뿐

유리통을 지켰다는 안도감에 별로 아프지도 않다.

아드레날린 파워..ㅋㅋ


지금이야 좀 후끈거리네...ㅎㅎㅎ


주로 떨어질 때나 미끌러질 때 슬로우모션이 되면서 

뇌의 명령을 몸이 완벽하게 수행하는데

그럴 땐 인체의 신비와 함께 내 자신이 기특해진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