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사랑으로 끝나질 않나? -랜디와 엘리자베스
추억 하나..
어제 우연히 하드를 정리하다
'마초맨' 랜디 새비지 와 미쓰 엘리자베스의 영상을 보았다.
둘 사이의 인생역정을 잠깐 돌아보자면
랜디가 야구선수에서 프로레슬러로 전환 후
아직 메이저급이 되기 전에 팬과 선수의 관계로 만납니다.
그 둘은 사랑을 하게 되고
비즈니스에선 선수와 매니저의 관계로 알려지게 됩니다.
WWF란 단체에서 이 둘의 관계는 스토리라인으로 삽입되는데요.
-스토리 라인
미녀와 야수 컨셉의 관계에서
엘리자베스의 헌신으로
악역에서 선역으로 입지를 굳히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가
질투에 눈이 먼 랜디가 엘리자베스와 멀어지고
다시 악역으로 전환 팬들의 공분을 삽니다.
그리고 2년여의 방황끝에 커리어 끝장매치에 패배 후
은퇴를 선언하게 되는데 그때 다시 극적 재회하여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찾은 랜디는
청혼하여 결혼하고 경기에도 복귀 다시 챔피언에 오르는 영광까지 갑니다.
프로레슬링 비즈니스 역사상
손꼽히는 장대한 스토리라인이자
러브와 액션,배신과 증오,반전까지..
그 역사를 계속 봐왔던 사람이라면 그 시간들이
잊혀지지 않을 겁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레슬매니아4에서
우승을 했을 때지만
대부분은
특히나 엘리자베스와 랜디가 2년여의 방황끝에 다시 만난
레슬매니아7의 포옹장면을 잊으실 수 없을 겁니다.
그때 그 장면에 눈물을 흘리던 관객들 역시 같은 마음이었을 거에요.
그리고 썸머슬램91에서 결혼식까지...ㅠㅠ
실제 랜디와 엘리자베스는 사랑하는 사이에 진짜 부부였었는데
엘리자베스는 랜디의 일에 사랑하지만 둘 만의 오붓한 시간만을 꿈꾸었고
랜디는 일의 성공을 더 추구했었죠.
그 과정에 엘리자베스가 어쩔 수 없는 관여를 했는데
거기에서 오는 많은 요소들이
둘 사이를 흔들게 됩니다.
이 둘은 결국 이혼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 헐크호건이 개입되었다면서
랜디는 죽을 때까지 헐크를 싫어하는데요.
지금 호건의 가정사나 인간됨, 그 부인을 봤을 땐 - 요 막장인간들도 이혼하게 되죠.
랜디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WWF를 떠나서도 둘은 비지니스 적으로 몇 번 관계를 맺습니다만
엘리자베스는 렉스 루거라는 레슬러와 사귀다가 약물중독에 의한 급사를
랜디는 교통사고로 각각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지나간 시간은 어쩔 수 없고 남의 인생에 감놔라 배놔라 할 건 아니지만
공식적인 스토리라인의 결혼 이후에
랜디가 일과 가정에 선을 명확히 그었다면 어땠을까 싶네요.
회사에선 이 어마어마한 돈벌이를 계속 이용하고 싶었겠지만요.
어제 영상을 보는데 괜시리 감정이입이 되어서
마초와 엘리자베스의 마음속을 혼자서 왔다갔다...
모든 식이 끝나고 내려가는 계단에서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랜디에게 엘리자베스가 'I Love You'하는데 그만 눈물이..ㅠㅠ...
마치 페이크 다큐처럼 삶과 일이 공존된 스토리 라인 속에서
내 어린 시절 최고의 로맨스였던
그들의 동화같은 사랑이
저 세상에선 함께 아름다운 사랑으로 이어지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