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엔 설악산 대청봉을 당일치기로 갔다왔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첫차를 타고 한계령휴게소에서 내려서

한계령-한계령삼거리-끝청-중청대피소-대청봉-남설악탐방지원센터로 내려오는

대중적인 당일치기 코스이다.

 

한 15년전 지리산 종주를 할 때 만났던 분에게 설악산 이야기를 듣고

설악산 종주를 해보겠다고 맘을 먹었는데... 맨날 언저리만 관광처럼 가고

좀처럼 가질 못했는데

지금 하는 외주가 업체의 사정으로 마감이 딜레이되니...

이게 하늘의 기회라 생각하고 바로 목요일에 출발.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마음만 출발.ㅋㅋ

저 계단이 말해주는 것이..이렇게 쭈욱 오르막길을 가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시작은 어느 산에나 있는 깔딱고개 수준의 오르막이 쭈욱 이어진다.

 오르자마자 바로 방전...ㅋㅋㅋ  이후엔 마스크 벗고 산행을 했다.

방전된 상태로 쭈욱 산을 타는 것이 나의 등산 스타일인데..

최근에 살도 3킬로 찌고 코로나로 등산을 몇 개월간 못해서 더 힘들기도 했다.

 이렇게 쭉쭉 올라가다보면 한계령에 도달한다.

한계령 꼭대기에서 본 건너편.. 이제 올라온 곳에서 내려가서 다시 저 건너 산으로 올라가 능선을 타는 것이다. ㅋㅋㅋ

다시 쭉 내려갔다가 올라가면 한계령 삼거리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 일단 1차휴식  그 뒤론 능선타기다.

능선에서 바라본 설악산 봉우리들...

중청대피소를 2km남겨두고 가볍게 점심을 먹고...다시 출발

끝청에 도달하면 처음으로 탁트인 뷰가 나온다.  여기서 조금만 힘내면 중청대피소다.

1500미터 높이라 산에는 아직 꽃들이 피어있다. 꽃앞에서 사진도 찍고..ㅎㅎㅎ

날씨가 흐려서 도중에 비가 왔다 여우비도 오고 날씨가 오락가락.

중청대피소와 대청봉이 보인다.  대피소는 화장실이용은 가능하지만 숙박은 안된다.

중청대피소에서 대청봉은 쭉쭉.. 가팔라도 오르기가 쉬운 길이다.

함께 올랐던 네오랑 리락쿠마도 수고해서 사진 한 컷..ㅎㅎㅎ

이번 설악산 등산길에선 다람쥐를 많이 만났는데.. 대청봉엔 지킴이 다람쥐가 있더라.

북한산 백운대에는 고양이가 있더니만...ㅎㅎㅎ 사람도 낯설어하지 않으니 지킴이가 맞는 듯.^^

대청봉에서 바라본 설악산 자락....

대청봉에서 바라본 동해

이번 등산에선 평일 + 코로나 여파로 등산도중에 만난 사람이 50명이 안된다.

그리고 대청봉에서 혼자 10분정도는 전세를 내고 쉬었다.

시간만 충분했다면 1시간 정도 있으면 좋겠지만 막차 버스를 타야하니 오색으로 내려갔다.

오색은 악명이 있는데... 가파른 것이 문제가 아니라 등산로 정비가 엉망이라서 그런다.

마치 자연스레 생긴 길 같지만 사실은 사람이 만든 등산로..

마치 산사태난 바위처럼 높낮이와 바위 모양이 제각각...

이것이 하산하는 사람들의 발목과 무릎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그리고 급격히 내려가는 길이 계속 되어서 결국 힘들어진다.

엉망진창의 돌무더기 등산로... 오색코스의 최악단점. 

누가 설계하고 입안했는지.... 탁상행정일까? 아님 설악산 타는 사람들 엿먹일려고 일부러 만든걸까?

그냥 흙길로 하고 비오면 입산통제를 하던가...

사이드로 나무들이 우거져서 뷰는 볼 것이 없지만 

녹음이 우거진 길은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괜찮은 풍경을 준다. 

 

등산로만 잘 정비되었다면 오색도 괜찮지만..초보자에겐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오색 하산길은 지리산 중산리 하산길이 생각났다.

중산리는 고차가 심해서 무릎이 나갔는데 오색은 파편화때문에 무릎이 나갔다. 

북한산이 참 정비가 잘된 산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당일치기로 대청봉을 가니 너무 좋았다.

종주만 생각하지말고 지리산 천왕봉도 당일치기로 가고 싶다.

종주를 해본 산이지만 중산리는 한 번 당했으니..ㅋㅋ 다른 코스를 생각 중이다.

posted by 끝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