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23. 01:31 수다_도란도란

근시로 살아온 지난 날들이라

안경이 몸과 같지만

가끔씩 안경을 벗고 세상을 접할 때가 있다.


탁트인 자연이나 밤하늘을 볼 때

물론 벗으면 아무것도 인식이 잘 안될 정도로

흐릿하지만

그냥 자연그대로의 나로 보면서 

내 몸을 느낀다.


이런식으로 내 몸이 내 자신임을 인지하는 순간 중 하나가

안경을 벗고 책을 읽는 것이다.


첨 안경 썼을 때 한 뼘보다 더 먼 곳에서도 보였었는데

지금은 한 뼘 안쪽으로 많이 가까워야 보인다.


오늘 확인해보니 페이지 중 일부분만 제대로 보이고

한쪽에 집중하면 다른 쪽은 난시의 영향인지 근시의 영향인지 제대로 안보이네.


그래도 아주 가끔 안경없이 책을 본다.

혼자만의 의식이랄까?

시험공부에는 안좋지만 문학작품을 볼 때는 뭔지 모르게 더 집중도 되고 

감성적이 되는 것 같다.


전력질주를 한 후 터지는 심장으로 몸의 감각을 깨우듯이

내 눈이 내 몸이 살아있다는 걸 느낀다.

posted by 끝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