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15. 23:52 수다_도란도란


해의 기념일에 샀다.
평소에 떠남에 대한 생각들을 이리저리 해보기에
살아있는 사람들이 뭐하고 놀까에 관심이 많기에
당연히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관심이 많다.

내가 바라는 죽음은 스캇 니어링처럼 자신의 죽음을 건강하게 받아들이고 보내는 것.
하지만 인생사는 누구나 그럴 수 없기에
그 삶을 그렇게 간절히 바라던 헬렌도 교통사고로 비명횡사하지 않았던가.

여기 일본 호스피스 전문의가 쓴 책이 있다.
사실 내 기대보다는 그냥 일본영화처럼
잔잔하게 이야기를 펼쳐갔다.
활자도 큼직하고 이야기도 뭔가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 우리의 삶은 대단하다고 착각하지만
사실 평범함 속에서 진실이 있고 아픔이 있고 감동이 있다.
우리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

그래서 이 책도 잔잔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더 쥐어짜는 감동도 더 간절한 마음도....
끌어내지는 않는다.
때론 공감하면서 때론 그래도 난 이런 생각은 안해..라고 생각하면서

마치 잠언집이나 명상록처럼 경건하고 조용히 다가왔다.

실제로 죽음을 마주해야
이 글들이 더 가슴에 와닿겠지만
그래도 살아있는 동안에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했고
앞으로도 가끔 내 자신을 환기 시킬 것이다.

스물다섯가지에서 이미 내가 후회하고 있는 일들도 있다.
그걸 청춘에 했었더라면 하고 ...

삶이 끝난 건 아니니 지금이라도 후회하지 않았으면 한다.

사실 이 책에서 제일 가슴에 와닿는 문구는
지은이가 쓴 앞부분의 이야기이다.




이상주의자나 로맨티스트는 기대나 희망을 배반하는 현실과
그에 따르는 필연적인 후회를 감내하는 법.
posted by 끝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