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23. 08:17 수다_도란도란

저번 민중총궐기때 간만에 정태춘 아저씨의 노래를 들으니 

이런저런 감회에 젖었다.


큰 형을 통해서 접한 아! 대한민국 테이프는

당시 사춘기였던 나에겐 충격이였다.

지금까지 들었던 모든 음반 중에서 내 가슴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그보다 좋아하는 노래는 많지만 그만큼 충격을 준 노래는 없었다.


마치 518 항쟁 피해자 사진집처럼

보면 두렵지만 알아야 하고 들으면 슬프지만 들어야 하는


나도 이때는 귀여운(?) 학생이였던 걸 추억하자면


정태춘씨는 나중에 학교 공연에서 그리고 공연 전 음반 판매할 때 실제로 보았다.

그리고 그땐 그의 노래는 불법이였으니 그의 음반을 사고 사인을 받았다. ^^

지금도 집에 잘 보관되어 있는 LP 

너무나 좋아해서 가사집도 사고 '92 장마 종로에서' 가사에 나오는

비둘기의 마음으로 웬디스 햄버거 가게가 어디인가 해서 찾아가보고 실제로 사먹기도 했다. ㅡㅡ;

-물론 태춘이 아저씨가 그러라고 노래를 만든 건 아니다. 그래서 집회도 열심히 참여했다.


내가 또 좋아하는 사람이 김호철씨인데(호철이 아저씨는 관심이 없으시겠지만)

전태일 열사 추모제때 우연치않게 보게 되고 알게되자 

형님처럼 열심히 살고 투쟁하겠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사인을 받고 싶었는데

옆에까지 갔다가 차마 사인해주라고 말하지 못했다.

벌써 20 여년 전이다.

열심히 투쟁하는 사이에 (그때도 강철같은 의지 뭐 그런게 통용되는 사회니깐)

마치 연예인 보듯(사실 나에겐 그가 우상이자 아이돌) 하는 태도가 잘못되었다고 또 철이 없다고 생각이 들어서였다.-아직도 철이 없다.

그의 노래는 언제나 힘이 되고 그래서 고맙다. 모음집이 나왔을 땐 서너 개 사서 지인들에게 선물도 했다. 헤헷.


박노자씨도 종로 영풍문고 역사코너에서 만났는데 차마 사인해달라고 말을 못했다. 

아아 부끄러워..( *-_-*)


치환이형님은 저번 모음집 주문 때 메시지를 받았다. 히히

치환이 형 집회에서 노래 부르려고 오셨는데 

당시 새내기였던 후배 한 녀석이 얼굴을 모르니깐 공연 준비하는 치환이형이 학교 선배인 줄 알고 

목마르다고 물 좀 달라고 해서 모두 빵 터졌던 기억이..ㅎㅎㅎ 


이 네 분 다 정치지향점은 다르겠지만 나름 내 사고에 영향을 많이 줬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살고 투쟁하고 그들의 저작물을 살 수 있을 때 사주는 것....


posted by 끝내기